
항암치료 후 손발 저림, 원인과 관리 방법
항암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손끝이나 발끝이 찌릿하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손발이 조금 저린 정도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거나 손끝의 감각이 무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단추를 잠그거나 젓가락을 사용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발바닥의 감각이 떨어져 걸을 때 균형을 잡기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항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Chemotherapy-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CIPN)'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항암치료 후 손발 저림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증상이 지속될 때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항암치료 후 손발 저림이 나타나는 이유
우리 몸의 말초신경은 뇌와 척수에서 시작하여 손과 발을 비롯한 신체 곳곳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말초신경은 통증과 온도, 압력 등의 감각을 전달하고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부 항암제는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말초신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백금계 항암제인 옥살리플라틴과 시스플라틴, 탁산계 항암제인 파클리탁셀과 도세탁셀 등이 말초신경병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암제의 종류와 누적 투여량, 치료 기간, 환자의 기저질환 등에 따라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과 정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이나 기존 말초신경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원인에 의한 신경 손상이 함께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손끝과 발끝에서 시작되는 다양한 증상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은 주로 손가락 끝이나 발가락 끝에서 시작하여 점차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손발이 저릿저릿하거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 화끈거리는 통증, 감각 저하 등이 있습니다.
일부 환자는 양말이나 장갑을 착용한 것처럼 손발의 감각이 둔하게 느껴진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감각이 떨어지면 작은 물건을 집거나 글씨를 쓰는 등의 세밀한 동작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발바닥의 감각이 저하되면 바닥을 제대로 딛고 있는지 느끼기 어려워지고, 걸을 때 중심을 잡기 힘들어 낙상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온도에 대한 감각이 둔해지면 뜨거운 물이나 난방기구에 접촉했을 때 화상을 입어도 늦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다만 손발 저림이 있다고 해서 모두 항암제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당뇨병, 비타민 결핍, 척추질환, 신경 압박 등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원인 확인이 중요합니다.

항암치료가 끝나면 손발 저림도 사라질까요?
항암치료 후 나타나는 손발 저림은 치료가 종료되면서 점차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말초신경의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 일부 환자에서는 치료 종료 후에도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증상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특히 특정 항암제는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일시적으로 신경병증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옥살리플라틴과 관련된 말초신경병증은 치료 종료 후 일정 기간 증상이 심해졌다가 점차 호전되는 경우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회복 속도와 정도는 사용한 항암제, 신경 손상 정도, 환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항암치료가 끝났다는 이유로 손발 저림을 단순히 기다리기보다는 증상의 변화를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저림이 점차 심해지거나 손의 움직임과 보행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신경학적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손발 저림을 줄이기 위한 일상생활 관리
항암치료로 발생한 말초신경병증은 이미 손상된 신경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확실한 치료법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증상 관리와 일상생활의 안전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우선 손발의 감각이 둔해진 경우에는 화상이나 외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뜨거운 물로 목욕하거나 찜질할 때는 온도를 충분히 확인하고, 전기장판이나 온열기구를 피부에 직접 접촉시키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옥살리플라틴 치료를 받는 환자는 찬물이나 차가운 물건에 접촉했을 때 저림과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치료 전후에는 냉자극에 주의해야 합니다.
발의 감각이 떨어진 경우에는 맨발로 걷지 않고 발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보행이 불안정하다면 미끄러운 바닥을 피하고, 실내 장애물을 정리하여 낙상 위험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신체 상태가 허용된다면 가벼운 걷기와 균형운동, 근력운동 등을 통해 활동 능력을 유지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운동이 항암제에 의한 신경 손상을 직접 회복시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균형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가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의 평가를 바탕으로 안전한 운동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손발 저림이 심하다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항암치료 중 손발 저림이 발생했다면 증상이 시작된 시점과 정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담당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손발의 감각 저하로 단추를 잠그기 어렵거나 보행에 불편이 생긴다면 항암제의 용량이나 투여 일정 등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결정은 암의 종류와 치료 목표, 신경병증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담당 종양내과 의료진이 판단해야 합니다.
통증이 동반된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에서는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의 진료지침에서는 통증을 동반한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에 대해 둘록세틴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약물치료의 효과는 환자마다 다르며 모든 저림이나 감각 저하를 개선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손발 저림을 예방하거나 회복시키기 위해 비타민제나 건강보조식품을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일부 영양소는 과량 섭취 시 오히려 신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다른 신경질환이나 영양 결핍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통증 관리나 재활치료 등 개별적인 관리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항암치료 후 손발 저림은 단순한 불편감을 넘어 일상생활과 보행 능력,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증상입니다.
특히 신경병증은 초기에는 가벼운 저림으로 시작하더라도 치료가 진행되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작은 변화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 있다면 신경 기능의 회복 상태를 확인하고, 통증 조절과 안전한 신체활동, 생활환경 관리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갑작스러운 한쪽 팔다리의 마비나 언어장애, 급격한 근력 저하가 발생한다면 일반적인 항암제 부작용으로 여기지 말고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항암치료 이후의 건강관리는 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 변화를 살피고 일상생활의 기능을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손발 저림이 지속된다면 무조건 참거나 자연적으로 좋아지기를 기다리기보다 원인을 확인하고,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글쓴이 : 개금진한방병원

